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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58)상무는 임원 7년차다. 25년 동안 줄곧 별 보고 출근해 별 세며 퇴근하는 생활을 반복한 끝에 이룬 결실이다.
한 때 외환위기의 역풍을 맞아 한직으로 밀려나기도 했고, 부장만 10년을 하며 '만년 부장'으로 끝나는 가 싶기도 했지만 결국 진짜 별을 달았다.
회사를 위해 청춘을 바친 대가는 꽤 달콤했다. 처음 임원이 됐을 때 회사에선 그랜저를 줬다. 운전기사는 없었지만, 검정 색 세단을 탄다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일이었다.
고참상무가 되면서 지금은 한결 미끈하게 빠진 K7을 타고 있다.
임원이 되면 문학 역사 철학 등 경영 이외의 다양한 교육 강좌 기회도 많아진다.
"뭐니뭐니 해도 임원의 장점은 소위 말발이 먹힌다는 겁니다. 직원들이 내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이는 걸 보면 '임원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하고 새삼 느끼게 되죠."
임원의 삶은 화려하다. 수많은 직장 새내기들이 임원을 동경하고 또 꿈꾸는 데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그 중에서도 두둑한 월급통장은 임원과 직원의 경계를 구분 짓는 가장 큰 기준점이다.
대기업 임원이라고 다 같은 임원은 아니다.
국내 최대 삼성그룹은 임원 처우에서도 역시 최고다. 임원이 되면 일단 퇴사 후 재입사 형태로 1년 단위 연봉계약을 맺는다.
초임 상무의 연봉은 대략 1억5,000만~2억5,000만원 선. 3년차 이상의 고참 상무가 되면 3억~5억원으로 훌쩍 뛴다. 물론 이는 기본급일 뿐이다. 삼성은 초과이익분배금 등 다양한 성과급 체계가 구비돼 있어, 실 수령액은 기본급의 2, 3배에 달한다는 평가다. 물론 철저한 실적대비 배분인 만큼 한 푼의 성과급조차 못 받는 임원도 있다.
삼성은 워낙 보수가 후해, '전무까지 하면 본인 노후는 해결되고 부사장이상을 하면 자식 먹고 살 것까지도 해결된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현대차그룹은 임원의 단계가 가장 많은 그룹이다. 현재 대부분 대기업들은 상무→전무→부사장→사장으로 이어지는 4단계 직급을 갖고 있는데, 현대차그룹은 상무이전에 이사대우와 이사, 2개 직급이 더 있다. 이사대우나 이사에겐 1억6,000만~2억원 정도를 주며 전무급으로 올라가야 3억원 이상의 연봉을 손에 쥐게 된다.
SK그룹의 신임 임원 평균 연봉은 1억5,000만원 내외이고 다양한 성과급이 적용된다.
LG그룹은 부장에서 상무 승진시 100% 인상이 원칙이다. 임원 초임은 1억2,000만~1억5,000만원 선으로 알려져 있다. 헤드헌팅 업체 커리어케어의 이영미 상무는 "임원들은 기본급의 상승폭이 크지 않으나 위로 올라갈수록 성과보상 비율이 커지기 때문에 총보상 수준은 월등히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임원이 되면 별도의 차량이 제공된다. 삼성의 경우 사장급은 4,500㏄(에쿠스 뉴체어맨) 대형차가 주어진다. 외제차도 선택 가능하지만 초과비용은 개인부담이다.
이어 ▦부사장 4,000㏄(에쿠스 제네시스 등) ▦전무 3,500㏄(SM7 오피러스 등) ▦상무 3,000㏄(SM7 체어맨 K7 등) 등 직급에 따라 차종이 결정된다.
SK와 LG도 삼성과 비슷한 차량 기준을 갖고 있다. 이와 달리 현대차는 부사장급은 돼야 개인 차량(제네시스)이 제공된다.
통상 상무나 전무까지는 차량 및 유지비만 제공되고, 운전기사는 그 이상 직급이 되어야 나온다. 한 대기업임원은 "과거엔 임원이 되는 순간 기사 딸린 차에 여비서, 별도사무실 등이 주어졌지만 이젠 임원수가 많아지면서 그런 부수적 혜택은 대부분 없어졌다. 전무이상은 되어야 예전 임원들이 누리던 호사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임원이 되면 해외출장시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있다. 대학병원에서 100만원 이상 비용의 정밀 건강검진을 매년 받을 수 있으며 부인까지도 혜택을 준다. 휴대폰 및 요금 지원 등도 공통적으로 부여하는 혜택이다.
골프회원권에선 다소 차이가 난다. 삼성은 전무로 승진하면 연간 골프회원권을 주는데, 대외 업무에 종사하는 임원에게는 상무급도 회원권이 주어진다. 현대차와 SK도 업무 연관성 등 일부 임원만 골프회원권의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반면 LG는 대부분 임원에게 회원권을 제공한다.
임원들은 물러나더라도 일정기간 예우를 받는다. 기업들은 임원 퇴직 시 직급에 따라 1~3년간 고문, 자문역, 상담역이란 이름으로 급여의 50~70% 정도를 보전해 준다.
다만 첫해는 70%, 2년차는 50%식으로 낮아지게 된다. 자회사나 협력회사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자문역 혜택은 없어진다.
중위권 그룹으로 가면 급여나 복지 면에서 임원들이 누리는 혜택도 크게 줄어든다. 한 중견그룹 임원은 "기업임원이라고 다 같은 임원이 아니다.
중견그룹 임원은 삼성이나 SK의 부장급 정도도 안된다"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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