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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기업 인사팀 4년차 입니다. 회사 이름은 밝히기가 곤란하네요.^^
회사 관계자들이 이 카페에 들어오기 때문에요.
서류 전형과 면접을 진행하면서 약간의 부주의로 정말 안타깝게 떨어지시는
분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서 도움을 글을 올립니다.
일단 취업사이트에 공채 공고가 뜨고 온라인 입사지원이 시작되면
인사팀은 그야말로 전쟁터가 됩니다. 각 부서의 팀장들에게 필요인원을
다시 확인하고 앞으로 공채 진행을 하기에 필요한 많은 기안들을 작성해야
하고 그.리.고. 문의 전화가 쇄도합니다. 바로 이 문의전화 때문에 모든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죠. 온라인 지원을 하는 중에 에러가 났다 어쩌냐 이런 양호한
전화에서부터 그 회사 이번에 최종 몇 명 뽑냐는 아주 민감한 질문에 이르기까지.
사실 어느 기업이나 최종 몇 명 뽑는지는 인사팀장도 모릅니다. 왜냐면 임원급
면접에서 정말 필요한 인재다 싶으면 예정 인원보다 더 많이 뽑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그건 정말 지원자에 따라 그때 그때 다릅니다. ^^
제가 아는 어떤 회사는 이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최종적으로 몇 명 뽑게 되는지
내부에서 결정이 안되서(이런 경우는 비일비재합니다. 대기업 같은 경우 전체
계열사에서 필요한 인원을 공채로 뽑게 되는데 필요한 인원이 수시로 바뀌기도
합니다. 해외사업에 10명이 필요하다 그랬다가 5명이라 그랬다가... 계열사의
전체 부서에서 다음 해 사업계획에 따라 아주 민감하게 변동이 됩니다.
우수한 인재가 오면 무조건 더 뽑겠다는 부서도 있고. ) 인사팀장이 아주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황에서 어떤 지원자가 집요하게 몇 명 뽑냐고 왜 안 갈쳐주냐고
공격적으로 물어봐서 아예 서류에서 탈락시킨 경우도 있습니다.
다른 회사 인사담당자들과 만나보면 이런 이유로 탈락된 사람이 꽤 많다는 것에
놀라게 됩니다. 지금부터 제가 알고 있는 탈락의 사유들을 자세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그 어려운 서류전형을 통과하고 면접을 보게 되는 분 중에 전화 한 통화로
떨어지시는 분들 많습니다. 유형별로 분석해보죠.

*융통성 제로형
본인이 두 회사에 다 합격했는데 면접 날짜가 겹친다고 인사팀으로 전화합니다.
자신의 면접 시간을 조정해 달라는 거죠. 이런 경우는 면접 시간을 조정해
주지 않고 탈락시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정말 간절히 우리
회사에 입사하기를 희망하는 사람을 우선하기 때문이죠. 즉, 최우선 순위로 우리
회사를 생각하는 사람을 뽑아야 이직 안하고 오래오래 다니며 회사에 기여한다는
단순한 채용원리가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면접 시간을 조정해주는
예외의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학교 시험이죠. 시험 시간이랑 겹치는데 시험을
봐야 졸업이 된다고 얘기하면 바로 지원자의 희망대로 시간을 조정해줍니다.
설사 시험이 아니라 다른 회사 면접일지언정 인사팀에 이렇게 말하는게 좋습니다.
곧이곧대로 융통성 없이 다른 데 면접간다고 하면 본인에게 엄청난 마이너스 입니다.
그리고 왠만하면 정말 어지간하면 면접 시간은 바꾸지 마세요.

*지방 공주님형
특히 지방에서 면접 보러 올라오는 여학생인 경우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은 지방 어디서 올라오는데 면접 시간을 오전으로 바꿔달라. 밤 늦게
내려가기 힘들다 밝을 때 내려가구 싶다 어쩌구. 성격 예민한 인사팀장이 이런
전화를 받게 되면 불이익을 받게 됩니다. 왜냐구요? 사실 회사에 들어오면
갑자기 출장도 가고 밤 늦게 업무도 수행해야 하고 별별 일들이 많거든요.
근데 본인 집이 지방이라고 오전에 면접 보게 해달라고 인사팀에 떼쓰는 것은
정말 순진한 생각입니다. 그러면 배려해줄까? 절대 아닙니다. 회사에서는 강인한
정신력의 인재를 찾습니다. 어떤 위기 상황에도 회사를 지켜낼 수 있는 리더십
있는 인재 말이죠. 밤에 집에 내려가기 무서워요 하면서 전화하는 지방의 여학생들
제발 그런 전화하지 마세요. 오후 면접 끝나면 보통 오후 5시인데 그 시간에 집에
내려가도 큰 문제 되지는 않습니다. 저는 아줌마인데도 회사에서 꼭두새벽에
해외 출장가라고 하면 새벽 3시에 공항가는 차 타고 나옵니다. 강인하지 않으면
여자는 정말 사회생활하기 힘듭니다.

*넉살좋은 수다형
면접와서 주위 사람들하고 금방 친구되는 분들 있죠? 분위기 이끌면서 인사팀 직원
들한테 농담도 건네고 금방 싸이에 카페도 만들고. 이런 분들은 예의 주시하면서
수첩에 이름을 적습니다. 보수적인 대한민국의 대기업에서는 이렇게 너무 나서고
설치는 스타일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면접 와서는 약간의 긴장도 보이고
진지하게(이거 정말 중요함) 열심히 임하는 사람을 예리하게 고릅니다.
너무 시끄럽게 떠들고 긴장 하나 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만큼 면접에 익숙하다는
것으로 봅니다. 다른 회사에서도 무수히 떨어진 사람으로 보이기 쉽죠.
면접장에서는 깍듯한 예의와 신중함, 약간의 긴장감을 일부러 포장해서 보이는게
면접관들에게 좋은 인상을 줍니다. 회사에서는 인간성 좋아서 스스럼없이
친해지는 사람보다는 정말 열심히 진지하게 일할 사람을 찾기 때문이죠. 이것도
채용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입니다.

*가족동원형
이 경우는 없을 것 같으시죠? 아닙니다. 아주 많습니다. 면접이 끝나면
응시자의 아부지 어무니 심지어는 형, 동생이 전화를 합니다. 면접 끝난지
하루 지났는데 우리 아들이 붙었냐, 떨어졌냐 알려달라고 전화를 합니다.
면접 끝나고 3~6일은 그야말로 난리통입니다. 심사를 하기 위해서
면접관들이 다 모이고 인사담당자들이 베이스 캠프를 치고 철야를 하기 때문이죠.
이 중요한 시기에 가족들이 전화해서 우리 애가 어찌됐냐고 물어보면
당연히 좋은 답이 안나옵니다. 지금 한창 심사중이기 때문이죠. 가끔 성질
급하신 아버님들은 인사팀장에게 소리도 지릅니다. ㅡㅡ 친절하게 대답안해준다구요.
그래서 떨어진 사람도 있습니다. 극성스런 아부지 어무니들한테 제발 전화문의
하는거 말려주세요. 본인에게 아무 득이 안됩니다. 그리고 지원자들도 언제 발표
나냐고 전화는 가급적이면 하지 마세요. 발표가 안 날수록 그만큼 경쟁률이 치열
하다는 얘기고 옥석을 가리기 위한 전쟁이 한창이란 겁니다. 일단 결정이 되면
전 직원이 다 매달려서 두 번, 세 번 확인전화를 해줍니다. 메일로도 합격 소식을
보내고 문자도 날리고, 직접 유선 통화도 합니다. 합격 소식을 전하는 일이야말로
인사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업무랍니다. 가장 보람있는 일이기도 하구요.
합격자의 들뜬 목소리를 들었을 때 우리도 큰 기쁨을 느낍니다. 기다리는 것 정말
어려운 일이죠. 하지만 전화해서 문의하지 말고 가급적이면 기다리세요.
가끔 예민한 인사팀장은 매일 같이 채근하는 억척스런 지원자를 탈락시키기도
하더군요. 조금 너무한거 같다구요? 이 모든 게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감정이 개입되기도 합니다. 면접관도 인사담당자도 임원진도 모두 사람입니다.
바로 자기 감정 표현에 아직은 서투른 기성세대라는 거죠. 윗 사람 눈치보며
억누르고 감정을 제어하는데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기성세대들입니다.
그런 사람들 눈에는 너무 저돌적이고, 공격적이고, 잘 따지고, 도대체 어려워
하지도 않고 회사에 전화해서 이것저것 물어봐대는 신세대 지원자들이 낯설고
이상하기만 합니다. 이 사람들이 들어오면 밑에 놓고 일하기 힘들겠다고 생각
합니다. 업무지시에 사사건건 따지고 토달고 기다릴 줄 모를거라 여기는 거죠.
기성세대들이 면접관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항상 예의주시하세요.
그들 눈에 내가 어떻게 비춰질까 잣대를 올려보세요. 그러면 답이 나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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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이 되셨는지 모르겠네요. 물론 조금 개방적인 중기업이나 디자인 회사
같은 경우는 톡톡튀는 사람을 더 선호할지 몰라요. 그런데 대부분의
대기업은 남자인 경우 예의바르고, 신중하고, 진지한 사람을 선호하고
여자인 경우 센스있고, 감각적이고, 둔하지 않은 스타일을 선호합니다.
대졸 여직원이 입사하면 재치와 아이디어를 제공해주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약간 사오정 스타일에 곰탱이처럼 둔한 사람은 면접에서 바로
걸러집니다. 남녀 공통으로는 적극적이고 똘똘하면서 말귀 잘 알아듣는 사람을
면접에서 골라내요. 나중에 일시킬라면 한 마디 해도 세 마디 알아듣는 것처럼
일하는 사람이 상사 입장에서는 이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학생인 경우
면접와서 인사담당자에게 애교 부리고 잘 봐달라고 콧소리 하지 마세요.
채용은 실력 대 실력으로 결정됩니다. 최근에 취업이 잘 안되서 그러는지
'아이~ 잘 봐주세요~' 이러는 여학생이 굉장히 많더군요. 대락 난감합니다.
인사담당자들이 겉으로는 웃어도 안 뽑아줍니다. 나중에 상사가 업무 지시했을때
애교요? 절대 안 통합니다. 남자랑 똑같이 능력발휘해야 하는 곳이죠. 대기업은.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이 무엇인지만 제대로 파악하고 거기에 맞춰 지혜롭게
대응한다면 취업이 그리 험난하지만은 않습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행운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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