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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면접관과 연극

두덕리온라인 2017. 4. 5.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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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경우 면접을 좀 많이 보았습니다. 실제 직장을 옮긴것은 두번밖에 안되지만 이것저것 따지다보니 면접은 30번가량은 본 것 같습니다. 그것도 아주 작은 회사에서부터 대기업, 외국계 기업까지.. 그리고 그 결과 지금은 외국에서 개발자로 근무중입니다. 사실 지금도 다음 면접을 위해 준비중입니다. 제 경우 자랑하는게 아니고 실제로 면접에서 곤란을 겪은 적은 없었다고 스스로 생각하기에 제 생각을 조금 적어 보겠습니다.

다른 글들을 보면 면접이라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글들이 많은데요, 제 경험을 가지고 말씀을 드리자면 우선 저는 면접을 상당히 재미있는 한판의 연극이라고 생각합니다. 면접관 앞에서 자신을 최대한 이쁘게 멋지게 포장해서 연출하는게 바로 면접이죠. 혹 이렇게 말씀드리면 그거 사기치는거 아냐? 하실수도 있겠지만 면접이 연극이랑 틀린 것은 대본도 의상도 연기도 모두 자기가 알아서 해야 한다는 거지요. 준비하지 않고 실력이 없으면 절대 좋은 연기가 안나옵니다. (뭐, 요즘은 에드립 가지고 먹고 사는 연기자도 많습니다만.. 그거도 중요하죠.. 장르에 따라서는..) 면접은 짜증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회사를 평가하고 또한 자기자신을 냉정히 평가받을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입니다. (써 놓고 보니까 어디서 많이 본 거의 공식적인 표현인데.. 사실이 그렇습니다. )

흔히들 면접관들이 묻는것에 대해 대답만 하고 나와서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면접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면접이란 면접관과 피면접자 두명이서 주인공이 되어 연출하는 작품입니다. 일단 시작은 면접관이 하겠지만 피면접자도 얼마든지 자기 마음대로 스토리를 이끌어 갈 수 있습니다. 그 방법이요? 간단하죠. 면접관의 질문에 답을 할때 자연스럽게 면접관이 흥미를 느낄만한 미끼를 던지면 되는 겁니다. 그럼 당연히 면접관은 여러분이 던진 미끼에 관련된 질문을 하게 될거구 그 다음부터의 진행은 외관상으로는 면접관이 질문을 하고 여러분이 답을 하는 형식이지만 실제 흐름의 주도권은 이미 피면접자가 쥐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제 경우 면접에 임하기 전에 며칠가량을 준비를 해서 갑니다. 나름대로 그 회사에 대한 정보를 조사해서 예상질문을 스스로 만들어 거기에 대한 대답도 준비를 해 두는 겁니다. 물론 면접관의 개인적인 성향에 따른 질문마저 예상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일반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최소한 막히는 일이 없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기면 일단 자신의 마음이 편해지고 예상밖의 질문에도 여유있게 대처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자심감과 여유는 그대로 자신의 인상으로 면접관에게 전달 되겠지요. 항상 충분한 준비가 필수입니다.

흔히들 면접에 대해 준비하실 때 면접에 관한 책등을 사서 열심히 탐독하시거나 심지어는 학원에 다니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그런거는 제 생각에는 도리어 악영향만 있다고 생각합니다. 면접 자체에 열중하지 못하고 옷차림이나 시선처리 등 부수적인 것에 신경이 분산되면 그건 도리어 마이너스 효과입니다. 제 경우 가까운 서점에서 면접시 주의사항 등이 적힌 책 중에서 아무거나 하나 골라 20분 가량 서서 읽어 본게 전부입니다. 그 이상은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20년 이상 살아오신 분들이 면접을 보실때 심각히 문제가 될만한 요소를 꼭 책을 읽어야 알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평소 주변 윗사람들에게 하시던대로 하시면 됩니다. 우리 사회에는 이른바 상식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 상식선에서 행동하시면 되는 겁니다. 어떤 글에서 노랑머리로 면접을 보러 가셨던 분이 계시던데 글쎄요.. 그 분도 나중에 아셨듯이 절대 그런 것이 플러스요인은 되지 않겠지요. 목적이 입사라면 거기에 맞추어 준비를 해야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다행히 입사가 되셨으니 망정이지 만약 나중에라도 "당신은 실력은 있어 보였지만 그 머리 때문에 안 뽑았어."라는 말을 들었다면 지금처럼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물론 노랑머리가 아니라 더한 개성이라도 실력으로 커버할 자신이 있다면 그건 별문제지만...

개중에 개성(?)이 강하셔서 면접관의 무례한 질문에 기분이 나빠서 도중에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거나 하는 일화를 자랑스레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제가 생각하기에 그것은 자신의 패배를 자랑스럽게 떠들고 다니는 무지함에 다를바 없습니다. 면접이란 그 회사에 들어가고 싶었기에 보는 것입니다. 면접관과 피면접자간의 한판 승부이기도 합니다. 면접관의 무례는 의도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자리에서 멋지게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 것은 끝나지 않은 무대에서 도망치는 배우랑 다를바가 없습니다. 자존심 상하더라도 참고 면접을 잘 끝내서 일단 합격통지서를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때 생각해도 그 회사 영 아니다 싶으면 그때 안 가겠다고 통지하면 됩니다. 그게 정말 멋진 것입니다. 그런 경우에는 어디가서 자랑해도 인정해 줍니다. 면접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 것은 누구라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합격통지를 받고 이를 반려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

한가지 더 보태자면, 면접관의 질문이 대충 끝나고 파장기미가 보일 즈음에 혹시라도 자신이 입사를 하게 되면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하게 되는지 물어 보시는게 좋을 듯합니다. 나중에 혹시 합격통지를 받은 후에라도 만약 다른 회사에도 중복합격이 되었다면 선택을 하실때 참고할 수도 있고, 면접관에게도 좋은 인상을 남기게 됩니다. 또한 그 질문에 대한 면접관의 답변의 성실도로 자신의 면접결과를 어느정도 추측하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뽑을 의사가 없다면 면접관의 대답이 심드렁하겠지만 의사가 있다면 아마도 열심히 설명을 할 겁니다.)

이상이 그간 제가 면접을 겪으면서 느낀 나름대로의 생각들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항상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시길.. 어두침침한 성격을 가진 사람과 한 직장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으니까요.... (밝은 분위기입니다. 경박스러움이 아니구요...)

그리고 덤으로, 이건 면접이랑 별 상관이 없지만 항상 자신이 하는 일들을 기록해 두시기 바랍니다. 나중에 이력서 쓸 적에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또한 자신의 경력관리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 주고요..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읽어 주신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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